위스키를 처음 마실 때

제대로 주도를 익혀서 술을 드시는 분들도 많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도 간혹 계신것 같습니다.
너무 일찍 부터 독한 술을 마치 힘자랑 하듯이, 또는 무조건 비싼 술을 돈자랑 하듯이 마시다,
결국 술에 먹혀 버리고 맙니다.

어떤 술을 마시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마시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위스키를 많이 드셔본 분이라면 해당 사항이 적겠지만, 처음으로 위스키를 드시려고 하는
분이시면 아래를 참조 하시면 후회하지 않으시리라 생각됩니다.

1. 가급적 알콜 도수가 낮은 술로

위스키는 보통 40% 이상 이므로 43%의 위스키 보다는 40%의 위스키가 첫 잔에서 느끼는 거부감이
조금은 덜 할것입니다.
가급적 처음 마시는 술에는 조금 독하다고 느껴도 처음부터 물이나 얼음을 넣지 마십시오.
향기와 맛을 충분히 음미하시고, 부담이되시면 두번째 잔부터 물이나 얼음을 첨가하셔도 됩니다.

2. 블렌디드 위스키 보다 싱글몰트 위스키

여러 가지 원액이 혼합된 술보다 한가지 원액으로 제조된 술이 음주 후 숙취가 덜 합니다.
또한 여러 종류의 술을 같이 마시면 빨리 취하고, 숙취도 심하며 오래 갑니다.
나중에 어느 정도 익숙해 지면 다양한 종류의 위스키를 드셔도 괜찮으리라 생각합니다.

3. 고급 등급 보다 중간 정도의 등급

처음에 너무 고급 술을 마시면 그 이후 당분간 다른 술에 거부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 너무 저급의 술을 마시면 그 술 전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게 될 수도 있습니다.
첫 느낌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 이후에는 취향 등에 따라서 다양한 선택이 가능합니다.

4. 잘 모르는 상표 보다는 유명한 상표

정체 불명의 상표 보다 세상에 널리 알려진 상표의 술이 제조방식, 함량, 순도, 숙성 년수 등에서
신뢰할 수 있고 안전합니다.
시중에는 국적 불명의 엉터리 술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 술들은 제조 방법, 원료, 숙성 기간 등을
신뢰하기 어려우며, 간혹 허위로 기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상표의 위스키가 유명하고 좋은지는 저희 카페의 게시판과 자료실을 참고하시면 알 수 있습니다.
술을 마시기 전에 그 술에대한 정보를 알고 마시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5. 술과 안주의 균형과 조화

아무리 좋은 술도 안주 없이 마시는 것은 화공약품을 뱃속에 넣는 것과 같습니다.
서양인들은 평상시에 기름진 음식을 많이 취하므로 괜찮을지 모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알콜은 거의 대부분 위에서 흡수됩니다. 그러므로 빈 위속에 술만 넣는 것은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술을 마시기 전에 충분한 식사를 하셔야 건강을 지킬 수 있으며, 긴 시간동안 음주를
하실때에는 술의 향기와 맛을 손상 시키지 않는 적당한 안주를 함께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6. 여유있는 음주 시간

급하게 빨리 마시는 것은 술집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우리 몸에는 이로울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위스키의 색깔을 감상하시고, 향기도 느끼시면서 잔의 술이 줄어드는 것을 모를 정도로 조금씩
입안에서 음미하시면서 드십시오.
원샷은 마치 술을 빨대로 목구멍 깊숙히 넣고 마시는 것과 같습니다. 술을 제대로 느낄 수 없습니다.
자꾸만 빨리 그리고 많이 마시기를 청하는 분과는 가급적 술자리를 함께하지 마십시오.
그런 분은 내가 빨리 취해서 그 어떤 실수를 하기를 기대하는 사람입니다.
오히려 그만 마시기를 청하는 사람은 진정으로 나를 위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7. 술잔의 선택

술잔은 Double잔 (On the Rocks 잔)에 1/3 정도(Straight 잔 2개 분량)를 따라서 잔을 살짝 흔들면
술의 색깔과 향기를 보다 잘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스트레이트 잔은 입을 오므리고 마시게 되어 혀와 입안 전체로 맛을 느낄 수 없습니다.
또한 술잔의 술이 줄어드는것을 스트레이트 잔 보다는 천천히 느낄 수 있습니다.
이때 첫잔에는 가급적 물이나 얼음을 넣지 마십시오. 위스키의 향과 맛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자신에게 조금 독하다고 느끼시면, 위스키를 조금 마신후에 물을 한모금 드십시오.
이런 경우에는 위스키의 뒷맛을 제대로 느낄 수는 없지만, 물을 타서 마시는 것 보다는 훨씬
위스키의 향기와 맛을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이때 마시는 물을 Chaser(체이서)라고 합니다.

8. 술과 주위환경의 조화

브랜디나 위스키와 같이 향기가 있는 술을 드시려면 가급적 주위에 냄새가 없는 장소를 택하십시오.
불고기집, 삼겹살집, 구이집 등은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너무 어두워서 술의 빛깔을 제대로 볼 수 없는 곳도 좋은 장소는 아닙니다.
어떤 분들은 잔에 술을 따를때의 소리도 감상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가급적 소음이 많이 나는 장소도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여성의 경우에는 진한 향수를 뿌리시는 것도 삼가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9. 몸의 상태 체크

그날의 건강상태가 좋지않을땐 어떤 술이건 몸에 좋지 않습니다.
특히 감기때는 위스키의 향을 거의 느낄 수 없겠지요. 또한 숙취도 심하게 옵니다.

10. 위의 1~4항을 고려해서 위스키를 추천해 드리면

Glefiddich 12년 또는 15년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Bowmore나 Macallan 등도 있으며 술 맛도
좋지만 동급 가격이 Glefiddich의 가격 보다 거의 2배 정도 됩니다.
처음에는 부담이 덜한 위스키로 시작하셔서 점차 그 영역을 넓혀가시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11. 음주 후의 숙취를 푸는 잘못된 상식

우리가 숙취를 푸는 법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상식들이 있습니다.

1) 술독은 사우나로 푼다

땀으로 술독을 배출시킨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영양을 보충해 줘야할 간장에 오히려 부담을
주는 일입니다.
너무 뜨거운 물에 들어가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술독은 푸는데 적당한 온도는 체온보다 약간 높은
38-39도 정도입니다.

2) 바로 목욕을 한다

술을 마시고 나서 바로 목욕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높을 때 목욕을 하면
혈액 순환이 지나치게 빨라지고 혈압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3) 커피를 마시면 술이 빨리 깬다

이것도 잘못된 생각입니다. 오히려 판단력을 더 흐리게 하고, 술로 찌든 간장에 카페인 해독이란
짐만 얹어 숙취를 푸는 데 방해가 됩니다.
반면, 커피는 숙취현상의 물질인 아세트 알데히드의 분해를 촉진시키며 신장기능을 원활하게 하여
체외 배출을 쉽게 해주므로 술마신 뒤 한 잔의 커피는 큰 도움이 된다고 하는 자료도 있습니다.

12. 음주 후의 숙취를 푸는 올바른 방법

1) 술을 마신 후에는 물이나 녹차, 유자차, 대황차, 황연차, 설탕물, 꿀물 등이 좋으며, 찬 우유
머리를 맑게 하는 효과가 있는데, 이는 술은 산성인데 우유 는 알칼리성이므로 위 속에 남은
알코올을 중화시키는 효과 때문입니다. 또한 우유는 알코올과 반응하여 위속에서 반고체를 형성
하여, 천천히 흡수되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 간의 해독 부담을 덜어줍니다.
그러나, 우유는 술을 마시기 1~2시간 전에, 또는 1~2시간 후에 마시는 것이 좋으며, 술과 함께 마시는
것은 위가 약한 분들께는 오히려 위에 큰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2)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해장국으로는 역시 북어국이 최고입니다.
북어국은 동물성 지방이 전혀 없으며, 메티오닌과 같은 아미노산이 많아 숙취해소에 확실히
도움이 됩니다.

3) 사골을 푹 고아 우거지를 넣고 된장을 푼 사골 된장국 역시 해장국으로 좋습니다.
된장은 간을 해독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4)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파국은 술 마시고 머리가 아픈 날 권해드립니다.
날파를 끓는 물에 데치고 조개국물이나 멸치 국물에 넣고 끓여내면 됩니다.

5) 안주로도 인기있는 맑은 조개탕은 해장국으로도 일품입니다.
간을 보호하는 아미노산인 메티오닌이 많기 때문이다.

6) 조리가 간편한 콩나물국
콩나물 뿌리에는 알콜 대사 과정을 촉진하는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고,
또한 비타민 C는 과음으로 인해 가라앉은 인체대사를 촉진시켜줄 수 있는 역할을 합니다.

이상 12가지 정도의 사항을 참고하시면 처음으로 위스키를 접하실때 실패하실 가능성이 적어 질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이후에는 차차 자신의 취향에 맞는 술을 찾아 자신의 스타일로 드시면 되겠지요.

마지막으로 위스키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께서는 맥주 나 소주 등 알콜 도수가 위스키에 비해 낮은
술을 드시다가 같은 주량으로 위스키를 드시면 후회하실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점을 고려하시어 장소를 가급적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정하시고, 음주운전은 절대로 하지 마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돌아가신 원로 코메디언 이주일씨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어떤 클럽에서 "여자분들! 옆에있는 남자가 주는
술 낼름낼름 받아먹지 마세요. 소도 잡아먹을때 물먹이고 잡아요." 라고 한 말씀이 생각납니다.
人呑酒 酒呑酒 酒呑人 (인탄주 주탄주 주탄인 : 呑은 삼킬 탄)이란 명언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人呑人 절대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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