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디 제대로 마시기

우리 주변에는 많은 종류의 술이 있으며, 술을 마시는 방법은 술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그 이유는 여러 종류의 술들은 각기 저마다의 특징이 있어서, 술을 마실 때 그 술의 특징을 보다 잘
느끼기 위해서 입니다.
물론, 어떤 술을 어떻게 마시는가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달리 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는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브랜디 마시는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브랜디는 술 중에서도 고급 술로 알려져 있으며, 향기가 가장 풍부한 술로서, 취하도록
마시기 보다는 술의 빛깔, 향기, 맛, 분위기 등을 즐기기 위해서 마시는 술입니다.
이런 고급 술을 보다 잘 즐기기 위해서는 아래의 사항들을 참고하신다면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1. 브랜디의 선택

1) 유명 제품 선택

최근 우리나라에도 수입 개방이 되면서 많은 양주들이 물밀듯이 수입되어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국적 불명의 이름도 모를 조잡한 술들도 많이 있습니다.
브랜디의 경우에도 이름만 XO, Extra인 숙성기간과 내용을 알 수 없는 술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 술은 알코올에 색소, 향료를 섞어서 만든 아주 저급의 술들이 있습니다.
어떤 종류의 술이든지 가급적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의 술을 구입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 이유는 유명 회사의 제품은 그만큼 제조방법, 숙성 연수, 순도, 유통 과정 등에 있어서 신뢰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등급 선택

브랜디에는 숙성 시키기 전의 Eau-de-vie (오드비), VS, VSOP, Napoleon, XO, Extra 등의 여러가지
등급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개인의 취향이나 경험 및 경제적 상황 등을 고려하여 알맞은 등급의 브랜디를 선택합니다.

처음으로 브랜디를 마시는 경우는 가급적 중간 등급의 브랜디를 선택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VSOP 정도)
그 이유는 너무 낮은 등급의 브랜디를 처음으로 마시게 되면, 브랜디라는 술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며, 반대로 너무 고급 등급을 처음으로 마시게 되면, 이 후에는 다른 술에 대한 거부감
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브랜디의 보관

1) 보관 장소

어렵게 구입한 브랜디를 잘 보관하면 오랫동안 그 술의 특성을 회손 시키지 않고 향과 맛을 유지
시킬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조건은 온도 섭씨 15도, 습도 70%, 통풍이 잘되고, 직사광선이 없는 곳, 소음이나 진동이
없는 곳 입니다.
일반 가정에서는 주야의 온도 변화가 심한 아파트 베란다 혹은 다용도실 등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어떤 종류의 술이건 직사광선은 절대로 피해야 합니다.

2) 장기 보관

브랜디를 장기간 보관해야 할 경우에는 위의 보관 장소에서 보관하며, 술병의 마개 안쪽의 코르크가
말라서 부스러지지 않도록 가끔 술병을 눕혀 주어야 합니다.
또한, 코르크가 마르면 코르크의 부피가 수축되어 밀봉 효과가 떨어지게 됩니다.
요즘은 이런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서 마개의 안쪽 부분을 플라스틱 재질 위에 코르크를 입히거나,
약품 처리 또는 왁스 처리 등을 하여, 아예 눕혀서 보관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코르크가 술에 젖게 되면, 부피가 팽창하여 밀봉 효과가 높아짐은 물론, 코르크가 부스러지는 것도
방지 할 수 있습니다.

3) 냉장 보관 지양

술에는 맥주와 같이 차게 해서 마시는 술과, 위스키나 브랜디와 같이 상온의 온도로 마시는 술, 그리고,
청주와 같이 데워서 마실 수도 있는 술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브랜디는 특히 상온에서 그 향기를 맡으며 마시는 술입니다.
따라서, 브랜디를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브랜디의 냄새분자는 온도가 낮아지면 그 활동이 축소되어 향기를 제대로 맡을 수 없으며,
또한 병마개를 땄을 경우 공기 중의 습기가 차가운 병 속에 이슬로 맺혀 조금씩 술로 스며들기 때문
입니다.

3. 음주 장소

브랜디는 술의 향기와, 빛깔, 맛 등을 즐기는 술입니다.
따라서 브랜디를 제대로 즐기시려면 가급적 냄새가 많이 나는 불고기 집, 삼겹살 집, 구이 집 등과 같은
음식점은 피하시고, 술의 빛깔을 감상하기 어려운 너무 어두운 장소도 피하시길 바랍니다.
또한, 여성의 경우에는 짙은 향수를 뿌리는 것도 삼가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통상 여성과 둘이 마시게 되는 경우에는 가급적 멀리 마주보고 앉는 것도 그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4. 브랜디용 술잔

브랜디는 별도로 Snifter라는 전용 잔이 있습니다.
이 잔은 맑은 유리 혹은 크리스탈의 튤립 모양의 잔으로, 술잔의 배가 나오고, 입구가 중간 보다 좁으며,
유리의 두께가 얇은 잔 입니다.
그 이유는 눈으로 술의 빛깔을 감상하고, 술의 향기를 맡으며, 입술에 술을 적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입니다.
또한 손으로 잔을 감싸 들었을 때, 술이 체온에 의해서 빨리 데워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 입니다.
다른 술잔에 따라서 마신다고 해서 그 술 맛이 변하지는 않겠지만, 비싼 브랜디의 진가를 제대로 느끼지는
못할 것입니다.

5. 어울리는 안주

술에는 식사 전에 마시는 술, 식사 중에 마시는 술, 식사 후에 마시는 술, 아무때나 마셔도 되는 술 등이
있습니다.

일부 브랜디 중에는 식사 전에 마시기 좋은 것도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브랜디는 식사 후에 마시는 술
입니다.
그 이유는 음식의 냄새로 인해 브랜디의 향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으며, 또한 통상 브랜디는 물이나
얼음을 넣지 않고 마시기 때문에, 알코올로부터 위를 보호하고 동시에 브랜디가 소화를 촉진 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공복에 브랜디 (다른 모든 술도 마찬가지 임)를 마시는 것은 건강에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브랜디는 이처럼 식사 후에 마시는 술이며, 소량으로 마시는 술이므로 사실상 별도의 안주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별도의 술자리에서 긴 시간 동안 브랜디를 마셔야 하는 경우에는 어울리는 안주가 있습니다.

1) 냄새가 많이 나지 않는 차가운 햄, 소시지
2) 치즈 (프랑스 부르고뉴산 치즈가 브랜디 안주로 으뜸이지만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단점이 있음)
3) 너무 달지 않은 과일 (또는 과일 샐러드)
4) 건과류 (호두, 땅콩, 잣, 아몬드)

물론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른 안주를 드실 수도 있습니다만, 위의 안주들은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브랜디의 맛을 살려주는 안주입니다.

6. 마개 개봉

일반적으로 개봉 후 바로 다 마셔버리는 술은 마개를 개봉할 때 크게 신경 쓸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브랜디는 조금씩 오래 마시는 술이므로, 경우에 따라 개봉 후 오랫동안 보관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브랜디의 마개 안쪽은 대부분 코르크 재질로 되어 있기 때문에 와인처럼 마개의 개봉에도 신경을
쓰지 않으면, 코르크의 작은 조각이 병안으로 들어갈 수도 있으며, 심한 경우 중간이 부러질 수도
있습니다.

마개를 덮고있는 포장을 병 입구보다 아래쪽 3~5mm를 칼로 절단 한 후, 포장을 벗겨내고, 마개를 조금씩
돌려가면서 개봉합니다.
그 이유는 술을 따를 때 병 입구의 포장 (종이 또는 금속 박지)이 젖지 않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
또한 병 입구 끝에서 칼로 포장을 절단하면, 실수로 마개와 병 입구 끝의 사이로 칼이 들어가서
코르크 부분 까지도 자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다른 술과는 달리, 술을 따르고 나면 바로 마개를 닫아주는 것도 브랜디를 오래 즐기기 위한 방법
입니다.
일부 고급 브랜디의 경우, 별도의 크리스탈 Stopper가 있는 이유도 그만큼 브랜디 마개의 역할이 중요
하기 때문입니다.

7. 잔에 따르기

술의 종류에 따라서 잔에 따르는 양이나 방법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통상 맥주는 잔에 거의 가득 따르고, 위스키는 잔의 70~80%, 와인은 잔의 50~60% 정도를 따릅니다.

그러나 브랜디는 잔의 30% 정도만을 따릅니다.
그 이유는 술잔 (Snifter)을 살짝 원을 그리며 흔들어서 술이 술잔의 벽에 부딪칠 때 술의 빛깔을 감상하며,
손으로 술잔의 아래부분을 감싸 쥐어, 손의 체온으로 술을 빨리 데워 보다 많은 향기가 풍겨 나올 수 있게
하기 위함 입니다.

양식 음식점이나 레스토랑 등에서 종업원이 따라 줄 때에는 어떤 술이든지(물도 마찬가지) 잔을 테이블에
내려 놓고, 손으로 잡지 않습니다.

술을 따르는 순서는 그 자리의 주빈 또는 가장 연장자를 시작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따르며, 이때 여성이
있는 경우는 반시계 방향으로 여성에게 먼저 따른 후, 다시 시계 방향으로 남성에게 따릅니다.
이 방법은 와인의 술 따르는 방법과 동일합니다.

8. 브랜디 감상하기

술잔에 술을 따라서 바로 마시는 술과는 달리, 브랜디는 와인과 같이 술을 감상하는 순서가 있습니다.
이 시간을 위해서 사람들은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합니다.

앞에서 말씀 드린 것과 같이 술잔의 둥근 밑부분을 손으로 감싸 쥐고 살짝 원을 그리며 흔들어서, 술이
잔의 벽에 부딪칠 때 술의 점도, 투명성, 색깔 등을 감상하고, 손의 체온에 의해서 술이 데워져서 풍기는
진한 브랜디의 향기를 맡습니다. (와인은 체온이 닿지않게 잔의 줄기를 잡는 것이 브랜디와 다릅니다.)
그리고 잔을 아래 입술에 가볍게 대고 입술을 살짝 적시면서 혀끝으로 맛을 느끼며 소량을 입안에서 한번
돌린 후 목으로 넘깁니다.

9. 브랜디 마시기

사실 위에서 브랜디를 손의 체온으로 데워서 마시는 것은, 일반 브랜디 보다는 꼬냑이나 아르마냑이 제격
입니다. 그것도 VSOP 이상의 등급이 적당합니다.
일부 저급의 브랜디는 체온으로 데웠을 때 오히려 맛이 덜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일반 브랜디나 VS급 이하의 꼬냑이나 아르마냑은 그냥 마시거나, 오히려 차게 해서 마시거나,
또는 on the rocks, Cocktail 등으로 마시기도 합니다.

1) Straight

꼬냑이나 아르마냑의 가장 일반적인 음주 방법입니다.
고급의 꼬냑이나 아르마냑은 술을 차게 하거나 물을 타면, 향이나 맛이 감소하므로 상온의 술을 그대로
마십니다.
이렇게 스트레이트로 마실 때에만 브랜디 전용의 Snifter 잔을 사용합니다.

2) on the Rocks

일반 브랜디나 VS급 이하의 저급 꼬냑과 아르마냑을 얼음 위에 부어서 마십니다.
이때 잔은 브랜디 전용 잔인 Snifter가 아니고, 위스키의 on the Rocks 잔을 사용합니다.
그 이유는 Snifter는 잔의 줄기가 있어, 얼음을 넣고 술을 따를 경우, 무게중심이 위에 있어서 잔이 넘어질
위험이 있으며, 또한 Snifter 잔의 두께가 얇으므로 얼음에 의해 잔이 깨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3) Cocktail

숙성 연수가 적은 브랜디는 맛도 다소 거칠고, 향기와 색깔도 진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런 브랜디는 다른 술이나 음료수와 칵테일로 만들어서 마시면, 위스키나 럼, 진 등으로 만든
칵테일 보다 훨씬 풍미가 있는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고급 꼬냑 중에서도 칵테일용으로 적합하게 생산된 제품도 있습니다.
이때 잔은 역시 칵테일 잔을 사용합니다.

4) Watered Brandy (일본의 水割: みずゎり 미즈와리)

브랜디에 일본식으로 물을 타서 마시는 경우도 있으나 브랜디에서는 흔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더구나, 고급 꼬냑이나 아르마냑에 물을 타서 마시는 것은 쓸데없이 돈을 낭비하는 결과가 됩니다.
브랜디를 마시는 방법으로 별로 추천해 드리고 싶지 않은 방법입니다.

5) Brandy and Chaser

Chaser란 한잔의 커피, 술, 담배 등을 마시거나 피운 뒤에 마시는 물 입니다.
브랜디가 자신의 입맛에 다소 독하다고 느끼실 때에는 위의 물을 탄 브랜디를 마시는 것보다는
소량의 브랜디를 마시고, 물을 한모금 마시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프랑스의 꼬냑 전문가들도 이런 방법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이때에는 브랜디를 마신 후에 입안에서 맴도는 뒷맛을 오래 느낄 수 없습니다.

6) 여러 종류의 브랜디를 마실 때

알코올 농도가 낮은 브랜디를 먼저 마십니다.(다른 술을 마실 때에도 동일합니다.)
쌉쌀한 브랜디를 먼저 마십니다.
향기가 약한 브랜디를 먼저 마십니다.
등급이 낮은 술을 먼저 마십니다.

이때, 다른 브랜디를 마시기 전에 냉수로 입안을 충분히 헹굽니다.

알코올 농도가 높은 브랜디를 먼저 마시면, 낮은 농도의 브랜디를 혀가 감지할 수 없습니다.
단맛이 나는 브랜디를 먼저 마시면, 쌉쌀한 브랜디는 아주 쓴 맛으로 느끼게 됩니다.
향기가 강한 브랜디를 먼저 마시면, 향기가 약한 브랜디의 향기를 맡을 수 없습니다.
등급이 높은 브랜디를 먼저 마시면, 등급이 낮은 브랜디에는 거부감이 생기게 됩니다.

10. 남은 브랜디 보관

일반적으로 일단 마개를 개봉한 술은 그날 다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브랜디는 조금씩 두고두고 마실 수 있는 술이므로, 남은 브랜디의 보관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남은 브랜디는 가급적 공기와의 접촉을 적게 해서 보관해야 합니다.
고급 브랜디 중에는 별도의 크리스탈 Stopper (마개)가 들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술병 입구의 안쪽을 먼지가 나지 않는 깨끗한 천으로 닦은 후에 스토퍼를 꽉 조이면서 끼웁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기존의 마개를 잘 닦아서 다시 끼웁니다.
백큐빈이라고 하는 미니 펌프를 구입해서 병에 남아 있는 산소를 제거하고, 고무 마개로 봉해도
좋습니다.

이상은 가장 일반적인 브랜디를 마시는 방법입니다.

식성도 개인에 따라서 많은 차이가 있듯이, 술을 마시는 방법도 개인에 취향이나 체질에 따라서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을 기초로 하여, 여러분들께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방법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더 좋은 방법이나, 특이한 방법이 있으면 게시판에 의견이나 경험을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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